하루 종일 일상생활을 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눕거나, 자다가 무심코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극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을 겪어 보신 적이 있나요?
마치 놀이공원 기구를 탄 것처럼 속이 메스꺼워지고 식은땀까지 나면 혹시 뇌에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뇌의 문제보다는 귀의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오늘은 옆으로 누우면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가장 주된 원인인 이석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빈혈이 아니라 귓속의 돌 문제입니다
많은 분이 어지러움을 느끼면 가장 먼저 빈혈이나 영양 부족을 의심합니다. 하지만 누웠을 때나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렸을 때만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이석증(양성 발작성 두위 현훈증)’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우리 귓속에는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있고, 그 안에는 균형을 감지하는 아주 작은 칼슘 덩어리인 ‘이석’이 들어있습니다. 이 이석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충격이나 노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떨어져 나와 평형 감각을 담당하는 반고리관이라는 튜브 속으로 흘러 들어갔을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2. 왜 하필 옆으로 누우면 어지러울까?
떨어져 나온 이석은 반고리관 내부의 림프액 속에 떠다닙니다.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이석도 가라앉아 있어 잠잠하지만, 잠을 자려고 눕거나 옆으로 돌아누우면 중력에 의해 이석이 굴러다니게 됩니다.
이때 림프액이 출렁이면서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는데, 뇌는 이것을 “몸이 심하게 회전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눈은 가만히 있는데 뇌는 돌고 있다고 느끼는 감각 불일치가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끔찍한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석이 들어간 방향(왼쪽 귀 혹은 오른쪽 귀)으로 누울 때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3. 이석증의 특징적인 증상들
옆으로 누우면 어지러움 외에도 이석증을 구별할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어지러움이 지속되는 시간입니다. 24시간 내내 어지러운 것이 아니라, 자세를 바꾼 직후 1분 이내로 짧고 강렬하게 나타났다가 가만히 있으면 다시 잦아듭니다. 둘째, 특정 자세에서만 나타납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위를 쳐다보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등 머리의 위치가 변할 때만 발작적으로 나타납니다. 셋째, 난청이나 이명 등 청각 이상은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가 먹먹하다면 메니에르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4. 치료법과 집에서 할 수 있는 대처
다행히 이석증은 큰 수술이나 약물 없이도 치료가 잘 되는 편입니다. 이비인후과에 방문하여 특수 안경을 쓰고 검사를 하면 이석이 어느 쪽 귀, 어느 반고리관에 들어갔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의사가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돌려가며 이석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는 ‘이석 치환술(애플리법 등)’을 시행하면, 거짓말처럼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는 당분간 베개를 평소보다 높게 베고 주무시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를 높게 두면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머리를 휙휙 돌리는 과격한 운동이나 충격을 피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옆으로 누우면 어지러움의 주범인 이석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밤중에 갑자기 세상이 도는 공포를 느끼셨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안정을 취한 뒤 날이 밝는 대로 이비인후과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석증은 제때 치료하면 금방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질환입니다.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낫나요?
네, 이석이 림프액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거나 우연히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이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걸릴 수 있고, 그동안 겪는 고통과 낙상 사고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명한 방법입니다.
이석증은 재발이 잘 되나요?
안타깝게도 재발률이 꽤 높은 편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골다공증이 있어 칼슘 대사에 문제가 있는 경우, 혹은 비타민D가 부족한 경우 잘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비타민D를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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